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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고려인은 일제 강점기 ‘국권을 회복하겠다’ 는 일념으로 가산을 정리한 후 어린자녀들의 손을 잡고 피눈물을 흘리며 정든 고향을 뒤로한 체 러시아 연해주와 북간도로 떠났던 여러분의 소중한 핏줄입니다.
하지만, 1937년 스탈린은 ‘고려인이 일본의 스파이요 앞잡이’ 라며 3천여명의 지도자를 잡아 처형한 후 중앙아시아 황무지로 내팽개치고 말았습니다. 그후 우리 고려인은 지도자가 없기에 소중한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이어받지 못했지만 빈손으로 중앙아시아 황무지로 개척, 한민족의 끈질긴 생존력을 온 세상에 알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구소련이 해체되자 ‘뿌리없는 민족’ 이라며 태어나 자라온 땅에서 조차 차별과 박해가 이어져 또다시 유랑의 길을 나서야 했습니다. 갈바를 몰라 헤매다, 조상의 땅 대한민국으로 눈을 돌려 곁방살이라도 좋으니 ‘제발 살게만 해달라’ 며 살며시 들어와 애원했으나, 국가는 ‘가난하고 헐벗은 동포는 필요없다’ 며 온갖 법률을 적용, 문밖으로 내동댕이쳤습니다.
결국, 일제강점기 친일하면 ‘백년이 유복하고’ 나라를 찾겠다고 독립운동에 뛰어들면 ‘가문이 멸족’ 한다는 옛말이 새삼 피부에 와닿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는 고려인의 후손이지만 황무지를 개척했던 조상들의 피가 흐르기에 조상의 땅 광주에서 새롭게 시작하려 합니다. 정부지원도 없고, 관심도 없고,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했던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라는 것도 알아주지 않지만, 우리의 힘으로 이땅을 개척해 나가려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 정착 ‘국권회복을 위해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선조들의 유지’ 를 받들어 고려인마을을 형성한 후 협동조합도 만들고, 자체적인 어린이집 운영, 고려인마을주민지원센터, 고려인마을지역아동센터, 쉼터, 고려인마트, 여행사를 운영하며 살아남아, ‘자랑스런 한민족의 후예’ 임을 증명해 내겠습니다.
2004년 3월
고려인마을 대표 신 조 야